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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 작지만 언젠가 날아오를 소녀들을 위한 응원! 본문

영화 리뷰

"벌새" - 작지만 언젠가 날아오를 소녀들을 위한 응원!

와와즐 2025. 2. 9.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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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 (House of Hummingbird, 2018) 개요

- 감독 (Director): 김보라 (Bora Kim)

- 각본 (Screenplay): 김보라

- 제작 (Producers): 김순모, 정지은

- 제작사 (Production Company): 에피파니 필름, 매스 오너먼트 필름

- 배급사 (Distributor): 엣나인필름

- 개봉일 (Release Date): 대한민국: 2019년 8월 29일

                                        해외 영화제: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2019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 출연진 (Cast)

   · 은희 (Eun-hee): 박지후 (Park Ji-hu)

   ·  영지 (Young-ji, 한문 선생님): 김새벽 (Kim Sae-byuk)

   ·  수희 (Soo-hee, 은희의 친구): 박서윤 (Park Seo-yun)

   ·  지완 (Ji-wan, 은희의 오빠): 손상연 (Son Sang-yeon)

   ·  대훈 (Dae-hoon, 은희의 첫사랑): 정인기 (Jung In-gi)

   ·  엄마 (Eun-hee's mother): 이승연 (Lee Seung-yeon)

   ·  아빠 (Eun-hee's father): 최영우 (Choi Young-woo)

- 수상 내역 (Awards & Nominations)

   《벌새》는 저예산 독립영화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50개 이상의 상을 수상하며 비평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19)

   ·   젊은 심사위원상 (Grand Prix of the Generation 14plus International Jury)

   ·  국제비평가협회상 (FIPRESCI Prize – Generation 14pls)

   ·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Tribeca Film Festival, 2019)

        :  최우수 국제 서사 영화상 (Best International Narrative Feature)

   ·  제56회 대종상 영화제 (Grand Bell Awards, 2020)

        :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김새벽), 신인여우상 (박지후)

 

영화 "벌새" 줄거리

 

1994년, 중학교 2학년 은희(박지후)는 서울 성수동에 사는 평범한 소녀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학생 같지만, 그녀의 삶은 외로움과 방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늘 뒷전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부모님은 성수동에서 떡집을 운영하느라 바쁘고, 가정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공부와 성적뿐이고, 정작 은희의 고민과 감정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가부장적인 인물로,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 모두에게 권위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집에서 가장 우선순위는 폭력적인 오빠 지완(손상연)이며, 은희는 늘 그의 눈치를 보며 지냅니다. 특히, 오빠는 아무 이유 없이 은희를 때리기 일쑤지만, 부모님은 이를 방관하거나 오히려 은희를 나무랍니다. 은희의 언니 수희(박서윤)는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특별할 것 없는 은희는 친구들과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게임장에 가거나, 학원에서 만난 남학생과 연애를 시작하는 등 자기만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달래며 지냅니다. 학원에서 만난 남자친구 대훈(정인기)과 연애를 시작하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않고, 대훈은 쉽게 은희에게 마음이 식었고, 다른 여학생에게 관심을 보이며 결국 아무런 말도 없이 헤어지게 됩니다.

한편, 은희의 몸에도 이상이 생깁니다. 병원에서 혹이 발견되었고,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습니다. 어린 나이에 암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은희는 불안하지만, 부모님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어머니는 "별거 아닐 거야"라며 가볍게 넘기고, 아버지는 돈 걱정부터 합니다. 은희는 자신의 건강이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불안해하지만, 정작 누구도 그녀의 감정을 이해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은희는 한문학원에서 새로운 선생님 영지(김새벽)를 만나게 됩니다. 영지는 기존의 선생님들과 다르게 은희의 이야기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어른스럽지만 따뜻하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조언해 줍니다. 은희는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어른을 만나게 되고, 점점 영지를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들

이런 은희가 살아가는 세상이 점점 흔들립니다. 1994년, 북한 김일성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학교에서는 반공 교육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강요받고, 선생님들은 주입식 교육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는 어느 날 아침 은희의 삶을 뒤 흔들어 놓는 그 사고가 일어납니다. 바로 서울 성수대교 붕괴 사건입니다.

다리가 무너져버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뉴스에서 반복해서 흘러나옵니다. 공부를 못해서 그 다리를 매일 건너 강북 학교로 통학하는 언니의 안부 때문에 가족이 한차례 소동을 치릅니다. 다행히 언니는 늦잠을 자서 학교에 지각하는 바람에 사고를 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사고는 은희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바로 은희를 이해해 주고 격려해 주던 영지선생님의 죽음입니다. 그녀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사람,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던 단 한 사람이 떠나버린 것입니다. 은히는 선생님의 죽음 앞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학생들과 어른들 모두 충격에 빠지지만, 정작 어른들은 이 상황을 금세 잊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은희는 이 사건을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그녀의 삶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을 것 같은 불안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은희는 조금 더 성숙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향한 작은 성장,  소녀의 작은 날갯짓

믿었던 사람이 떠나고, 부모의 관심도 받지 못하며, 친구 관계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은희는 깊은 상실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이 모든 상처를 안고서도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

영지 선생님이 떠난 후, 은희는 그의 말들을 곱씹으며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세상은 여전히 불공평하고, 어른들은 완벽하지 않으며, 가족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지만, 은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버텨 나가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고, 가족은 여전히 변하지 않지만, 은희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벌새처럼 작고 연약하지만, 끊임없이 날갯짓하며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총평

《벌새》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속에서 한국 사회의 단면을 조용히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1990년대 한국의 가부장적인 가정, 학교 폭력, 성수대교 붕괴 같은 사회적 사건들이 은희의 삶과 맞물려 개인의 성장과 상처,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김보라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 영호는 화려한 연출 없이도 은희의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하며,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영화적 언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의 색감과 미장센 또한 90년대 한국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하며 관객들에게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초등 고학년, 중학생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모처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벌새처럼 작은 존재지만, 언젠가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은희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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